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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중적이고 순응적인 한국사회 문화. txt
작성자 레벨늘푸른 작성일 2016.07.27 14:36 조회 524


 https://www.facebook.com/jinhyung.chu?fref=nf


한국사회의 문제점이 해결되지 않는 근본적 이유를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한번 잘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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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진형    어제 오후 12:10 · 

<이중적이고 순응적인 한국사회 문화>


어제 이범씨에 대해 아내에게 얘기했더니 아내는 그를 이미 익히 잘 알고 있다고 한다. 그의 글도 한겨례 신문 등을 통해 많이 읽었으며, 그의 강연은 학부형 사이에서도 잘 알려져 있고 인기도 매우 높단다.


그런데 한가지 역설적인 현상이 있다고 한다. 많은 학부형들이 아내와 만난 자리에서 "초등학교 때는 학교 성적에 신경 쓸 필요가 없다, 그보다는 아이들에게 책을 많이 읽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이 있는 아이가 되도록 북돋아 주는 것이 좋다"는 등의 그의 생각에 공감을 표시하지만 그들 중 상당수는 여전히 아이들을 들들 볶는 엄마라는 것이다. 그들은 아이들을 학원으로, 선행학습으로, 문제집으로 볶아대면서도 마음 한켠에서는 이런 자신에 대해 일말의 죄책감을 느낀다는 것이 아내의 해석이다. 이범씨의 글과 강연은 이들에게 일종의 자기 위안 행위로서 작용한다.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많은 사람들이 그의 글과 강연을 그냥 소비하고 만다는 것이다. 주위 사람들과 다르게 행동할 자기 확신이나 자신감이 없기 때문에.


아내 얘기를 듣고 생각에 잠겼다. 일요일에 교회에 가고 절에 가는 사람들과 비슷하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남들보다 윤리적으로 살지도 않으면서 일요일에 교회에 가는 사람들이 많다. 일주일에 한시간 예배를 보면서 반성을 한다지만 다시 월요일이 되면 남들과 다를 것이 없다. 아니, 남들보다 더 한 사람들도 나는 주위에서 많이 보았다.


나는 같은 한국인이면서도 한국의 이중주의적인 문화가 아직도 익숙하지 않다. 겉과 속이 뻔하게 다른데 아무렇지도 않게 넘어가는 것이 너무도 많다. 한국인은 겉으로는 모두들 무엇이 옳은가에 관한 규범적인 얘기 하기를 즐겨한다. 그러나 막상 얘기가 그 규범이 지켜지게 하기 위해 자기가 무엇을 할 것인가로 넘어가면 다들 뒤로 빠진다. 예를 들어 작년 삼성물산의 합병에 대한 한국 사회의 반응이 그러했다. 말로는 건강한 자본주의를 주장하던 사람들이 지배주주의 이익만을 위한 삼성물산의 합병에 모두들 입을 다물었다. 뻔한 거짓말인데도 모두들 속아 넘어가 주는 척 했다. 주요 언론들도 입을 다물고 있다가 합병이 끝나고 나서야 에헴하면서 훈계를 늘어놓았다. 내가 굳이 나선 것도 그런 모습이 한국인으로서 창피했기 때문이었다.


김영란법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도 그러하다. 내 주위 사람들은 거의 모두 김영란법에 찬성한다. 은은한 뇌물과 청탁이 횡행하는 한국 사회가 이 법을 통해 정화되어야 한다고 한다. 그런데 나는 그들의 이런 얘기를 들으면서 속으로 궁금해지는 것이 있다. 그들중 상당수는 지금까지 김영란법이 뿌리 뽑고자 하는 문화의 대표적인 행위자이자 수혜자였다.그런 관행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면 왜 자기가 솔선해서 행동하지는 않았는가다. 물론 왜 그런지 안다. 자기 혼자 튀기가 겁나는 것이다.


나는 이런 이중성이 한국의 순응주의적인 문화와 깊게 관련된 것이 아닌가 싶다. 내 생각에 한국의 순응적 문화는 동양 3국중에서도 유난히 심하다. 예를 들어 인구 5천만인 나라에서 1천만이 넘는 사람이 한 영화를 가서 봤다는 것이 한국 외에서 가능할까?한국 사회를 겪어본 외국인 중에도 한국사회의 가장 큰 문제로 순응주의적 문화를 꼽는 이들이 많다.


한국 사회를 괴롭히는 많은 고질들은 사실 그 일에 연관된 사람들이 자기들이 사석에서 말하는 대로만 행동해도 순식간에 무너진다. 그러나 한국 사회에서 소위 주류라고 불려지는 사람들은 대부분 길들여진 모범생 출신이다. 자리에서 떨려나지 않기 위해, 기득권에서 탈락하지 않기 위해 입을 닫는다.


인간은 주위 사람들의 행동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 부모나 가정 환경에 의한 것이야 다른 나라도 그렇지만 순응적인 문화를 가진 한국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어릴 때부터 가정과 학교에서 끊임 없이 집단에 대한 순응을 강요받는다. 속으로 생각이 있어도 다른 사람들이, 또는 힘 있는 사람들이 하는 행동을 수시로 곁눈질 한다. 남들과 좀 다른 말이나 행동을 하는 것을 터부시 하거나 매우 어색해 한다.


아이를 기르는 것은 인간으로서 가장 원초적인 행동이다. 다른 것은 몰라도 어떻게 자기 아이를 기를 것인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강할 수 밖에 없다. 그런데도 한편으로는 자기 아이를 이렇게 기르면 안된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자기 확신에 따르지 못하는 한국의 부모가 많다는 얘기를 들으며 그들이 안됐다는 생각이 든다.나의 경우는 운 좋게도 부모님으로부터 시대를 앞선 좋은 양육을 받은 경험이 있다. 나에게는 이게 바로 기댈 곳이다. 그런 경험이 없는 사람들은 이중적이고 순응주의적인 문화를 견뎌 낼 힘이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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