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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예의 길. 그리고 이를 벗어나는 법

입력시간 : 2018.06.29   18:16

한국 축구 대표팀이 시장 가치 1조원에 상회하는 독일 전차군단을 격침하는 '이변'은 투자자에게 많은 영감을 제공

투자자가 경계해야 할 '노예의 길': 1) '권위'의 의존, 2) '수입된 가치투자'에 대한 맹목적 '흉내'와 '굴종'

투자에서 오직 따라야 할 유일한 원칙은 '절대로 원금을 잃지 말고, 이 원칙을 잊지 않는 것'에 있음. 이러한 측면에서 가치투자의 효용을 극대화하는 '균형 감각'이 요구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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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밤에 벌어진 놀랄 만한 일이 일어났다. 개인 연봉 기준으로 1,100억의 시장 가치에 불과할 정도로 '역대 최약체' 한국 축구 대표팀이 시장 가치 1조원을 상회하는 독일 전차군단을 2:0으로 격침시킨 것이다. 아이러니한 점은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은 2014년 이후로 세계 축구 흐름을 선도하는 '독일 축구'를 배운다는 요량으로, 슈틸리케 감독을 영입하기도 했었다.

런데 정작 2018년 월드컵에서 한국은 한국이 따라야할 먼 산과 같은 '권위'와 치열한 혈투를 벌이는 '무모한 도전' 끝에 승리를 거두었다.

월드컵 도전사에서 길이 남을 이 '대 이변'은 필자와 같은 개인투자자가 투자를 어떻게 임해야 할지에 대한 '마인드'의 측면에서 큰 '영감'을 선사해 주는 것 같다. 자세한 내용을 살펴본다.




다시 찾은 야수성(Animal Spirits)!


전차군단 독일의 진군을 멈추게 한 '블랙 스완'의 주인공은 한국이었다. 이번 월드컵 최대 '이변'이다. 한국 축구 대표팀은 꽤나 오랜 기간 동안 '대중'과 '여론'의 뭇매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그 이유의 근원을 살펴보면, 한국 축구 대표팀이 2010년 이전에 보여준 '야수성'을 회복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월드컵이 개막하기 전부터 수 많은 '여론'과 '미디어'는 한국 축구대표팀을 역대 최약체로 폄하했다. 혹자는 '실력이 원래 부족해!' 혹은 '멘탈리티가 나약해!'라는 식의 자조를 덧붙이기도 했다.

필자의 사견으로는, 2010년 월드컵 원정 사상 최초의 16강 진출 이후, 한국 축구 대표팀은 '유럽 콤플렉스'에서 탈출하기 위해 몸부림 쳐왔던 부분도 있다. 한국 축구가 '롤 모델'로 여긴 '권위'의 대상은 스페인과 독일이었던 것으로 회고한다. 그러나 2014년까지 한국축구가 추종했던 스페인 만화축구는 정작 2014년 월드컵에서 별 힘을 쓰지 못했다. 2014년 이후로는 한국의 '롤 모델'은 2006년 월드컵 이후로 단 한 번도 4강 밑으로는 떨어진 적이 없는 독일로 변경된 듯 하다. 한국 축구계는 세계 축구를 이끌어가는 '독일'의 슈틸리케를 모셔왔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월드컴까지 완주하지 못했다. 아이러니하게도 한국 축구가 '권위의 대상'으로 설정한 그 '독일'은 한국에게 통렬한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한국인에게 한국 축구는 애환의 대상임에 분명하다. 똑똑하고 손재주가 탁월한 한국인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스포츠는 대부분 골프, 테니스, 양궁, 쇼트트랙 등 '개인 스포츠'이기에 구기 종목에서도 서구에 뒤지지 않는 '종목' 하나쯤은 있었으면 하는 '희망 사항'이 작용하는 것이다. 또한 20세기 내내 우리나라는 서구 열강 및 일본 군국주의에 핍박받아온 '열등감'이 수많은 한국 국민들의 DNA에 아로새겨져있을 것이고, 아직도 일본 극우 세력은 한국 위안부 할머니에게 '미안해'라는 단 한 마디의 사과조차도 건네고 있지 않다. 이렇게 한국인의 깊은 심연에 내재한 '미증유의 분노'와 '한'이 세대를 막론하고 모든 한국인들에게 응축되어 있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모든 분야에 걸쳐서 서구가 '최고'로 여기는 콘테스트, 콩쿨, 영화제, 스포츠 대회, 빌보드 차트 등에서 국제적인 수상을 하거나 최상위권의 성과를 내는 것에 열광해온 '불가피한 공범'이 되곤 한다. 이 '공범'에서 필자 역시 예외가 될 수는 없다.

한국과 독일전은 한마디로 규정할 수 없는 한국만의 끈질긴 뭉클함을 선사하는 '원팀 축구'를 오랜만에 보여줬다. 선수들은 사력을 다해서 무실점 경기를 이끌어 보려는 의지로 가득해 보였다. '독일전'에서 보여준 선수들의 모습을 통해서 축구를 포함한 모든 분야에서 우리나라가 미래에 어떠한 '포지셔닝'을 해야하는지에 대한 많은 '영감'을 갖게된 기회가 되었다. 우리는 이제 더 이상 확대 재생산이 불가능한 네덜란드식 토털축구, 스페인식 만화축구, 독일의 정통 유럽 축구를 '추종'하거나 '극복'하려는 시도에서 조금은 벗어날 필요가 있다. 이제 우리나라도 우리만의 언어와 생각으로 도전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것 만이 한국 축구 선수가 선진 축구의 '노예의 길'이 아니라 스스로 자신의 '존재'를 입증하는 '자유의 길'로 나아갈 수 있다.

세련되고 유려한 축구는 어찌보면 '한국 축구'가 지향해야 할 이상향이 아닐 수 있다. '권위'를 수입해서 맞지도 않는 옷을 꽤나 오랫동안 껴입는 것 만큼 어리석은 짓은 없다. '권위'의 '실체'와 '교훈'을 학습함으로써 새로운 발전과 도약으로 향하는 '디딤돌'로 삼아야지, 그 '권위'를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행위는 결코 용납되어서는 안된다. 또한 수입된 서구 축구에만 길들여진 수 많은 여론과 대중의 높아진 눈높이로 한국 축구의 '현재'를 바라보는 시각 역시 온당치는 않다. '권위'의 '실체'라는 것 역시 유행처럼 돌고돌게 마련이며, '권위'를 오랫동안 유지해온 '워렌 버핏'과 같은 '존재'는 사실 비정상의 다른 이름인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 세계 정상을 풍미했던 스페인이나 독일이 자신이 쌓아올린 '권위'와 '자존심'이 무너지는 것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원팀 축구'로 다시 돌아온 한국 축구 대표팀(자료: 게티이미지 코리아)




만약 대한축구협회가 또 한국 축구가 끼워맞춰야 할 '대체 수입 품목'을 정할 것인가? 세계 축구 시장에서 네덜란드, 스페인, 독일 외에 그러한 '품목'을 찾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아니면 우리 스스로의 '축구'에 대한 '어리석음'을 극복하고, 우리만의 정체성을 새롭게 규정할 것인가? 그리고 이 '정체성'을 세계 선진 축구 흐름을 정당하게 '조화'시켜나가는 작업을 오랫동안 취할 것인가?

결국 아직도 세계 축구 변방이자 언더독인 '한국'은 그간 익혀온 선진 축구의 흐름을 조합하여 새로운 '한국만의 축구'를 보여줄 시점이 온것 같다. 우리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축구가 비록 조금 투박하고 다소 개인기가 부족하더라도, 열정이 가득한 '원팀 축구'를 사랑하는 많은 한국인들은 그러한 '한국 축구'를 좋아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야수성을 투자에 적용하다면 어떨까?




투자자로서의 '노예의 길'은 걷지 말자!


독일이 한국을 7:0으로 이길 확률이 한국이 독일을 2:0으로 이길 확률보다 높다!

- 다수의 해외 도박사들 -



이렇게 '권위'에 의존한 '편향'으로 추동된 '단정'은 보통 전혀 다른 양상으로 현실에서 표출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한국에서는 소위 우파 경제학자의 '애독서'로 잘 알려져있기는 하지만, 하이에크의 저서 '노예의 길(The Road to Serfdom)'은 '권위'와 '자유'의 측면에서 생각해볼 만 한 점이 많은 고전으로 믿는다. 사실 가치투자자가 가장 경계해야 할 대목이 '권위'와 '군중 심리'의 '실체'일 것이다. 대중의 생각과는 역행할 필요가 있으며, '익숙한 권위'와는 결별하는 것이 좋을 때가 많다. 영화 <빅 쇼트>의 주인공인 마이클 버리나 마크 바움과 같은 캐릭터는 '크레딧 샵'으로 변질된 국제 신용평가 기관, 어리석음으로 가득찬 월스트리트 동료들, 수재들이 잔뜩 깔린 '골드만 삭스'에 실망을 거듭한다.




영화 <빅쇼트>에서 CDS 거래를 제안하는 '마이클 버리'와 월스트리트 금융인사들에게 연설하는 '마크 바움'




권위에 의존한 나머지 예측 하지 못했던 '위기'인 블랙스완은 커녕, 충분히 반복된 역사적 경험으로 대응가능한 '화이트스완'조차도 대응하지 못하게 된다. 우리는 이미 '권위'라는 지위를 충분히 확보한 전설적인 투자가들의 미덕을 충분히 학습해야 하지만, 특정 투자가만의 방식을 그대로로 '흉내'내거나 '대입'하는 관성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또한 유명 투자가들의 '명언'을 '성경'처럼 굴종하는 어리석음에서는 벗어날 필요가 있다.

그들의 방식은 기껏해야 확대 재생산이 불가능한 '도구'이자 '수단'에 불과하다. 그들의 방식을 어떻게 조합하여 나만의 '창의적인 투자 철학'을 '창발'시키느냐가 더 중요할 것이다. 수 많은 석박사 학위 후보자들이 논문을 작성할 때 기존 논문의 주장을 재정리하는 Literature Review를 통해서 기존 권위자들의 아이디어를 충분하게 정리한 이후, 논점의 '빈틈'을 찾아내 나만의 '논점'을 펼쳐나가는 것이 논문 작성의 '표준 방법론'과 같은 이치이다. 그저 워렌 버핏이, 피터린치 등 '전설적 투자가'들의 '수입된 가치투자 방식' 에 끼워맞추려 노력하는 투자자의 모습은 스웨덴전이나 멕시코 전에서 '한국만의 스타일'을 잃어버린 모습과 다를바가 없다. 워렌버핏, 피터린치, 조지 소로스, 존 템플턴은 물론 수 많은 헤지 펀드 명인들의 투자 방식은 분명 철저하게 '학습'해야 하고 '교훈'을 얻어야 하는 경외의 대상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이들이 투자계의 '전설'인 것은 사실 투자자로서 당면하고 있는 지금의 현실을 그대로 정면돌파 하기 어려운 '투자 방식'이라는 점도 인정할 필요가 있다.

그러므로 전설적인 투자자의 '투자방법론'에 대한 '맹목적 흉내'는 선무당이 사람잡는 짓을 저지를 수도 있는 어리석음을 범할 수도 있다. 시중의 수 많은 저서가 워렌버핏과 피터린치의 '방식'은 설명할 수 있어도, 그들이 실제 투자 환경에서 어떻게 '의사결정'을 내리는가에 대한 '실전적 차원의 진면목'이나 '투자자로서의 마인드'와 같은 '본질적 고민'은 개별 투자자가 '주식 시장'의 역동성 속에서 '경험'으로 보완할 수 밖에 없는 '노하우'이기 때문이다. '경험'을 통해서 몸으로 익힌 '금융위기의 트라우마'와 지나간 '그림'을 통해서 학습한 '트라우마의 강도'는 '체험의 차원'이라는 측면에서 분명 다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투자가가 따라야 할 워렌버핏의 '명언'은 '절대로 잃지 말고, 이 원칙을 잊지 않는 것'이 아닐까 싶다. 잃지 않을 수 있는 투자를 시장과 호흡하면서 오랫동안 지속하는 것이 '자유의 길'이라면 이 길을 택하는 것이 맞다. 중요한 것은 '연평균'이 기준이 아니라 '매년' 절대로 잃지 않는 투자를 해야 한다는 것에 있다. 몸에서 힘을 빼고 아주 조금씩이라도 투자의 명인들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작은 눈덩이를 갖고 있기는 하지만 또 작은 눈덩이를 매년 조금씩 붙여나가는 작업을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가장 나 다운 '가치투자'를 해야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절대로 잃지 않는 투자를 해야 하고 이왕이면 소박한 자기 자본에 아주 작은 '눈덩이'를 조금씩 붙여나가는 두 가지 욕망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절대로 잃지 않는 투자'와 '눈덩이 효과'는 현실적으로 양립이 쉽지 않기 때문에, 다른 한편으로는 다른 이보다 '시장'에 대해 더 서둘러서 '두려움'을 갖고 변동성에 철저한 준비를 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필요에 따라서 주식 시장과의 상관계수가 매우 낮은 인버스 ETF, US달러, 금, 선박 및 인프라 펀드 등의 대체 투자 수단을 활용하는 것은 미래에 더 나은 '가치 투자'를 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필요한 '철학'이자 '전략'이다.

실전 투자와 시장이 가장 중시하는 것은 '균형'이라고 믿는다. 0과 10 사이의 5를 추구하는 것은 '타협'이지 '균형'이 아니다. '균형'은 서로 다른 두 가지 욕망이 맞물리면서 새로운 '아이디어', '현상', 그리고 '거래'가 창발되는 것을 말한다. 이번 월드컵 독일전에서 한국 축구 대표팀이 공격과 수비의 톱니바퀴를 맞물리면서 가장 완벽한 '밸런스'를 유지했듯이, 포트폴리오 투자에서도 '공격(롱)'과 '수비(숏)'가 절묘한 '균형점'을 모색해야 한다.

오스트리아 학파 경제학자인 하이에크는 시장에서 개인들이 '경쟁'과정을 통해서 서로의 지식을 활용하고 어떠한 생산방식이 저렴하고 소비자들이 어떤 제품을 필요로 하는지 끊임없이 발견하는 과정에 있다. 이러한 '자유의 길'을 억압하는 '권위'와 '계획'을 통해서 '보상'을 취하고자 기대하는 '세력'은 '노예의 길'에 들어서 있음을 웅변한다. 하이에크가 정면으로 공격한 '노예의 길'은 사회주의 계획경제체제였다. '시장의 영역'에 대한 우위를 설파하는 하이에크가 웅변하는 '시장'의 매커니즘이 오늘날의 현실에서 잘 작동하고 있는지는 결국 '가치 판단'의 영역이다. 즉, 월드컵과 같이 '경쟁으로서의 무대'가 공평하고도 적절하게 취해져있는지는 알 수 없다. 시가총액 천억짜리 '중견 중소 기업'이 시가총액 1조 2천억짜리 대기업과의 '특허 분쟁'에서 승리하는 경우는 거의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식 시장의 역동성의 흐름 속 수 많은 투자가들과의 '경쟁 과정'을 통해서 '나 다운 투자'를 발견하는 것이 가장 '자본주의적'이고 '시장 논리'에 부합하는 '경제적 자유'를 찾아갈 수 있는 유일한 자세라고 믿고 싶다.

하이에크의 '노예의 길'을 걷지 않기 위해서는 '같이 투자'를 하지 말자. '수입된 가치투자'를 맹목적으로 추종하지 말고, 나만의 투자를 정립해나가는 '디딤돌'로 삼아야 한다. 영화 <빅 쇼트>에서 마크 마음은 어리석음(Stupidity and Fraud)과 단기적 시각(Short-sighted Thinking)은 재앙을 불러일으킨다고 이야기 한 바있다. 나 다운 투자는 결국 '현명함'을 찾아나가는 과정일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 '단기적 시각'에 의존한 투자 방식은, 수 십년에 이르는 '눈덩이의 길'을 지탱하기엔 사실 굉장히 피곤하고도 매몰 비용이 큰 방법론이라는 사실을 알게될 수 밖에 없을지도 모른다.




최근의 시장에 적용해본다면...


최근 미-중 간의 무역 분쟁과 신흥국-유로존 복합위기가 마치 '스파게티 볼'처럼 얽히면서 극심한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약세장'이 지속되고 있으며, 원달러 환율은 어느덧 1,120원을 돌파하고 있다. 포트폴리오의 100%를 개별 기업 주식으로 채우는 '어리석음'은 이제 피할 때가 되었으며, 앞서 언급했듯이 가치투자와 자산배분의 '균형'이 필요한 상황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한다. 포트폴리오 한켠에 KODEX 인버스(114800), KOSEF 미국달러선물 레버리지(225800) 등을 소폭의 비율을 담으면서도, 다른 한켠에는 과거에 비해 더 실리적인 '가치주 투자'에 힘쓸 때가 되었다. 한국축구의 '대 이변'이라는 신선한 충격이 모든 투자자들에게 언젠가 다가올 주식 시장의 '죽음의 계곡'을 극복하는 기폭제가 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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